공전계란 말 그대로 공세를 취할 때 쓰는 계략이다
第 13 計 타초경사(打草驚蛇) : 풀숲을 건드려 뱀을 나오게 하다.
'타초경사'의 계책은 원래 주 목적이 뱀을 찾아내 잡는 것으로 뱀을 잡기 위해서는 놀라 숲에서 나오게 하여 눈에 띄도록 먼저 숨어 있을 만한 곳을 두드리라는 것이다.
원문에도 있듯이 이 계책은 수색과 정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숨어 있는 적을 찾는다.
여름철 풀이 무성한 산 속을 걸어갈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막대기다. 막대기로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해서 스스로 도망가게 하거나 모습을 드러나게 하여 뱀에 의한 화를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이다. 타초경사(打草驚蛇)는 이런 원리를 이용한 전술이다. ‘풀(草)을 건드려(打) 뱀(蛇)을 놀라게((驚)한다.’는 뜻을 가진 탐색 전술이다. 이것은 상대의 전력을 확실히 파악할 수 없고 의도 역시 불분명 할 때 작전과 관찰을 통하여 적의 반응을 살펴 적의 실체를 알아내는 방법 중에 하나다.
상대방의 본심을 드러내도록 하라. 의심이 생기면 확실하게 정찰하여, 상황을 완전히 파악한 후에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복괘의 원리는 적의 음모를 대처하기 위한 매개적인 수단이다. 이것은 상대의 동정을 살펴보는 책략이며, 아울러 풀을 쳐서 뱀을 유인한다는 의미도 있다. 즉 거물을 잡기 위해서 주변의 조무래기부터 차례로 잡아들여 확실한 증거를 만들어 가는 작전이다.
아직 상대방의 의도가 확실하지 않은데 무조건 돌격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상대의 의도와 실체가 정확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손자병법 행군(行軍)편에서도 ‘군대가 행군하는 주변에 있는 절벽, 늪지, 갈대밭, 산림, 초지, 덤불 등의 지형은 적의 매복이 가능한 지역이기에 반드시 반복해서 수색해 보아야 한다.’라고 하면서 이 전술을 강조하고 있다.
손자병법에서는 상대방을 파악하기 위한 네 가지 관찰법을 제시한다.
첫째 싸우기 전에 분석을 통하여 이해득실을 따져 보라(策之而知得失之計)
둘째 조그만 도발을 통하여 적의 동정(動靜)을 살펴라(作之而知動靜之理).
셋째 모습을 바꾸어 지형의 위험성을 분석하라(形之而知死生之地). 넷째 정찰을 통하여 적의 허실을 파악하라(角之而知有餘不足之處).’
득실(得失)과 동정(動靜), 사생(死生)과 허실(虛實)은 상대방을 파악하기 위한 네 개의 기둥이다. 이번 기술 개발이 우리 조직에게 줄 이익과 손해는 무엇인가? 경쟁 기업이 현재 움직이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내가 하고 있는 투자가 가능성이 있는 생지(生地)에 하고 있는가? 아니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지(死地)에 하고 있는가? 상대방 조직의 허점은 무엇이고 강점은 무엇인가? 이런 탐색을 통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다.
고구마를 삶을 때 젓가락으로 찔러 보아 고구마가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안다. 고구마의 겉모습(形)만 갖고는 정확히 고구마가 다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적의 허실(虛實)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찔러 보아 적의 반응을 살펴 적의 의도와 허실을 파악하여야 한다.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전술은 두 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적에 대하여 아군이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다양한 행동을 통하여 상대방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의심나는 곳이 있다면 정찰을 통하여 실정을 확인하고(疑以打實), 정확한 상황을 판단한 후 행동을 한다(察而後動).라는 원문을 보면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고, 아는 길도 물어가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정보야말로 승리의 가장 기초적인 조건이다.
1. 손자 행군편
삼십육계의 공전계중 첫번째 원문에 보면,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울 때는 정찰을 확실하게 하여 형세를 완전히 파악한 후 행동하라' 라고 되어있다.
적의 병력이 노출되어 있지 않은 경우 적의 음모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으니 함부로 진격하지 말고 적 주력부대의 동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거나 수색, 정찰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병서에서 말하기를,
"진군하는 길가에 험준한 장애물이나 못이나 우물, 갈대밭, 우거진 숲, 무성한 잡초 또는 돌무더기 등이 있으면 반드시 조심하여 수색해야 하니 이런 곳은 적이 병력을 숨겨둘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2. 수호전
송강(宋江)이라는 자가 양산박(梁山泊)에 근거지를 두고 동평부(東平府)를 공략하려고 할 때의 일이다.
송강을 따르던 사진이 계책을 한 제시했는데, 자신이 다니던 가기의 집을 거점으로 삼아 성안에 불을 질러 아군이 공격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송강은 이 계책을 받아들였다. 사진은 먼저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변장을 하고 가기의 집을 찾았다. 그 가기는 사진이 산채에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사진의 신분을 말하게 되었고, 할머니는 펄쩍 뛰며 빨리 관가에 고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때 곁에 있던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만류하며 이렇게 말했다.
"돈을 많이 받았는데 어떻게 밀고를 하겠소?"
그렇지만 할머니는 당장 관가로 달려갈 기세였다. 이에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그렇게 합시다. 풀을 두들겨서 뱀을 놀라게(打草驚蛇) 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지 않소. 소란을 피워 그가 도망치도록 하면 일을 그르치게 되오. 그를 체포할 수 있도록 한 연후에 관가에 고발하겠소."
3. 유양잡조(酉陽雜俎)
다음은 중국 당(唐) 나라의 단성식(段成式)의 수필집인<유양잡조(酉陽雜俎)>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당 나라 때, 지방의 한 탐관오리 현령(縣令)이 온갖 명목으로 세금을 거둬들여 사복을 채우자,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일부러 현령에게 그 부하들의 부정부패 사실을 일일이 열거해 고발장을 올렸다. 그러자, 고발장을 읽어보던 현령은 깜짝 놀라며 '여수타초 오이경사(汝雖打草 吾已驚蛇)'라는 글귀를 적어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고 한다.
즉, '너희들이 비록 풀밭을 건드렸지만 이미 나는 놀란 뱀과 같다.'라는 뜻으로, 이것은 백성들이 자기 부하들의 비리를 고발한 것은 곧 우회적으로 자신의 비리를 고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지레 겁을 먹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을을 징계해서 갑을 각성하게 하려 한 백성들의 의도는 충분히 달성되었다.
<삼십육계>에 나오는 '타초경사'는 뱀을 찾아내어 잡는 것이 그 목적으로, 뱀을 잡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 놀라는 척하며 풀밭을 두드리라고 한다. 즉, 변죽을 울려 적의 정체를 드러나게 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4. 마오쩌둥(毛澤東)
중국의 마오쩌둥은 반공사조(反共思潮) 완화정책으로 명방운동(鳴放運動)을 펴, 지식인과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도록 보장해준다고 선포했다. 이 명방운동은 '온갖 꽃이 같이 피고 많은 사람들이 각기 주장을 편다'는 '백화제방 백가쟁명(百花齊放 百家爭鳴)'이란 구호로 표현되었다. 중국공산당은 또 '말한 자는 죄가 없고 들은 자는 반성해야 한다.'며, 온 국민이 공산당 숙당운동(肅黨運動)을 도와줄 것을 제기했다.
즉, 잘못이 있다고 생각되면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과감히 비판하라고 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지식인들이 공산당을 소리 높여 비판하자, 마오쩌둥은 윤곽이 드러난 지식인들을 즉시 체포하고 정풍운동(整風運動)이란 명분 아래 줄줄이 숙청해버렸다. 마오쩌둥은 뱀으로 비유되는 지식인들을 동굴로부터 끌어내기 위해 백화제방과 백가쟁명이라는 미끼를 던졌던 것이다.
5. 새로운 길
적의 의도와 실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은 승패에 결정적인 변수다. 제일 좋은 것은 상대방의 모습은 확연히 드러나게 하고, 나의 모습은 전혀 모르게 감추는 것이다(形人而我無形). 나의 모습을 모르는 적은 수비가 분산(分)될 것이고, 적의 의도를 정확히 아는 나는 공격이 집중(專) 될 수 있을 것이다. 분산된 적은 숫자가 적어질 수밖에 없고(寡) 집중된 나는 숫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衆). 결국 많은 수(十)로 적은 수(一)를 공격하기 때문에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만들어진다. 적이 생각지도 못한 시간에 공격하고(出其不意), 적이 전혀 준비하지 못한 지역을 공격하라는(攻其不備) 기습작전은 적의 의도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을 때 구사할 수 있는 병가(兵家)의 보검(寶劍)이다.
경쟁기업의 기술개발의 실태와 향후 방향을 분석하고, 그에 대비하여 전략과 전술을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는 것이 글로벌 기업으로 살아남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상황을 외면하고 그저 나의 길만 가겠다고 하는 고집하는 것은 순수해 보일 수는 있어도 지혜롭지는 못하다. 고집스런 리더는 남에게 칭찬 받을 수는 있어도 그 칭찬은 조직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슬픈 찬사다. 리더는 다양한 방법으로 경쟁상대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조직을 생존시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13計 타초경사(打草驚蛇)
풀숲을 건드려 뱀을 나오게 하다.
여름철 풀이 무성한 산 속을 걸어갈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막대기다. 막대기로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해서 스스로 도망가게 하거나 모습을 드러나게 하여 뱀에 의한 화를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이다. 타초경사(打草驚蛇)는 이런 원리를 이용한 전술이다. ‘풀(草)을 건드려(打) 뱀(蛇)을 놀라게((驚)한다.’는 뜻을 가진 탐색 전술이다. 이것은 상대의 전력을 확실히 파악할 수 없고 의도 역시 불분명 할 때 작전과 관찰을 통하여 적의 반응을 살펴 적의 실체를 알아내는 방법 중에 하나다.
아직 상대방의 의도가 확실하지 않은데 무조건 돌격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상대의 의도와 실체가 정확히 밝혀지기 전까지는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손자병법 행군(行軍)편에서도 ‘군대가 행군하는 주변에 있는 절벽, 늪지, 갈대밭, 산림, 초지, 덤불 등의 지형은 적의 매복이 가능한 지역이기에 반드시 반복해서 수색해 보아야 한다.’라고 하면서 이 전술을 강조하고 있다.
적의 의도와 실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은 승패에 결정적인 변수다. 제일 좋은 것은 상대방의 모습은 확연히 드러나게 하고, 나의 모습은 전혀 모르게 감추는 것이다(形人而我無形). 나의 모습을 모르는 적은 수비가 분산(分)될 것이고, 적의 의도를 정확히 아는 나는 공격이 집중(專) 될 수 있을 것이다. 분산된 적은 숫자가 적어질 수밖에 없고(寡) 집중된 나는 숫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衆). 결국 많은 수(十)로 적은 수(一)를 공격하기 때문에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만들어진다. 적이 생각지도 못한 시간에 공격하고(出其不意), 적이 전혀 준비하지 못한 지역을 공격하라는(攻其不備) 기습작전은 적의 의도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을 때 구사할 수 있는 병가(兵家)의 보검(寶劍)이다.
경쟁기업의 기술개발의 실태와 향후 방향을 분석하고, 그에 대비하여 전략과 전술을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는 것이 글로벌 기업으로 살아남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상황을 외면하고 그저 나의 길만 가겠다고 하는 고집하는 것은 순수해 보일 수는 있어도 지혜롭지는 못하다. 고집스런 리더는 남에게 칭찬 받을 수는 있어도 그 칭찬은 조직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슬픈 찬사다. 리더는 다양한 방법으로 경쟁상대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조직을 생존시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손자병법에서는 상대방을 파악하기 위한 네 가지 관찰법을 제시한다.
첫째 싸우기 전에 분석을 통하여 이해득실을 따져 보라(策之而知得失之計)
둘째 조그만 도발을 통하여 적의 동정(動靜)을 살펴라(作之而知動靜之理).
셋째 모습을 바꾸어 지형의 위험성을 분석하라(形之而知死生之地). 넷째 정찰을 통하여 적의 허실을 파악하라(角之而知有餘不足之處).’
득실(得失)과 동정(動靜), 사생(死生)과 허실(虛實)은 상대방을 파악하기 위한 네 개의 기둥이다. 이번 기술 개발이 우리 조직에게 줄 이익과 손해는 무엇인가? 경쟁 기업이 현재 움직이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내가 하고 있는 투자가 가능성이 있는 생지(生地)에 하고 있는가? 아니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지(死地)에 하고 있는가? 상대방 조직의 허점은 무엇이고 강점은 무엇인가? 이런 탐색을 통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다.
고구마를 삶을 때 젓가락으로 찔러 보아 고구마가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안다. 고구마의 겉모습(形)만 갖고는 정확히 고구마가 다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적의 허실(虛實)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찔러 보아 적의 반응을 살펴 적의 의도와 허실을 파악하여야 한다.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전술은 두 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적에 대하여 아군이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다양한 행동을 통하여 상대방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의심나는 곳이 있다면 정찰을 통하여 실정을 확인하고(疑以打實), 정확한 상황을 판단한 후 행동을 한다(察而後動).라는 원문을 보면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고, 아는 길도 물어가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정보야말로 승리의 가장 기초적인 조건이다.
打草驚蛇(타초경사)
풀을 쳐서 뱀을 나오게 하다
이제 '攻戰計(공전계)'로 들어섰다. 공전계란 말 그대로 공세를 취할 때 쓰는 계략이다. 공세를 취한다는 것은 적보다 병력이 우세한 상황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적보다 병력이 적으면서 공세를 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구원이 온다면 또 몰라도). 그래서 적보다 많은 병력으로 상대방을 공격해 들어갈 때 쓰이는 계략들이 이 '攻戰計'에 들어있다.
'풀을 쳐서 뱀을 나오게 하다'. 아리송한 말이지만 생각해 보면 간단한 일이다. 뱀이 풀 숲에 숨어있고 이 뱀을 잡아야 할 때, 뱀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 풀을 친다. 그러면 그 소리에 놀란 뱀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이다.
원문의 풀이글은 다음과 같다.
"적의 동향이 불확실하면 적을 자극해 실질을 살핀다. 그 후에 행동으로 들어간다. 이의 반복은 숨어있는 적을 발견하기 위한 계략이다.[疑以叩實,察而後動;復者,陰之媒也.]"
간단히 말해서 적을 '떠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초기, 강국이었던 鄭(정)나라의 이야기이다.
정나라 鄭武公(정무공)의 부인은 강씨였다. 강씨에겐 소생이 둘 있었는데, 장자의 이름은 寤生(오생)이고 차자의 이름은 段(단)이었다. 장자의 이름이 '寤(잠깰 오)'에 '生(날 생)'인 것은 이유가 있었다. 강씨가 장자를 낳을 때 그녀는 잠을 자고 있었다. 꿈에 해산하는 꿈을 꾸었는데, 잠에서 깨어나니 아기가 나와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이름을 오생이라 한 것이다. 강씨는 이 일을 몹시 불쾌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 후에 낳은 아들 段만을 편애했다. 그리고 정무공에게 단이 군위를 이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정무공은 長幼(장유)에는 질서가 있는 법이므로 그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오생이 세자가 되었다. 정무공은 차자인 단에게는 共城(공성)이라는 땅을 주고 단을 共叔(공숙)이라고 불렀다. 강씨는 이러한 처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무공이 세상을 떠나고 오생이 즉위했다. 이가 바로 鄭莊公(정장공)이다. 이에 강씨는 정장공에게 말한다.
"왜 공숙을 制邑(제읍)에 봉하지 않는냐?"
"제읍은 험한 곳으로 이름 높은 곳입니다. 선왕께서도 그곳만은 나누어 봉하지 말라는 유언까지 하셨습니다. 이 외의 일이라면 분부대로 거행하리이다."
"그렇다면 京城(경성)을 주면 어떠하냐?"
정장공은 어이가 없어 말도 하지 못했다. 강씨가 투덜거린다.
"그것도 안 된다면 차라리 공숙을 다른 나라로 추방하거라. 타국에서 벼슬이나 살면서 입에 풀칠이라도 하라고 해야겠다."
"그럴 것 없습니다. 그저 분부대로 하오리다."
다음날 정장공은 신하들에게 말했다.
"공숙 단에게 경성을 봉하고자 하노라."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하늘엔 해가 둘일 수 없고, 백성에겐 두 임금이 있을 수 없습니다. 경성은 땅도 넓고 백성도 많아서 조금도 형양(정나라 수도)과 다를 바 없습니다. 공숙에게 경성을 봉한다면 이는 한 나라에 두 임금을 두는 것입니다. 그저 후환이 있을까 두렵사옵니다."
그러나 정장공은 마침내 공숙에게 경성 땅을 봉했다. 공숙은 형인 정장공에게 사은숙배하고, 내궁으로 들어가 어머니 강씨에게 절했다. 강씨는 단에게 말했다.
"이번에 경성에 가거든, 마땅히 군사를 많이 모아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네가 군사를 일으키고 내가 여기서 내응하면, 이 나라를 넉넉히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만일 오생 대신 이 나라 군위에 오르기만 한다면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
"모친께서는 아무 염려 마십시오."
이후 공숙은 경성 太叔(태숙)이라고 불리었다. 태숙은 경성에 도착하자 마자 사냥을 핑계삼아 군사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또한 이웃지방을 빼앗곤 했다. 땅을 빼앗긴 관장이 정장공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정장공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 때 한 사람이 큰소리로 외쳤다.
"단을 죽여야 합니다."
그는 공자 呂(여)였다.
"무슨 좋은 의견이라도 있느냐?"
"신이 듣건대 신하된 자는 군사를 둘 수 없나니 군사를 기르는 자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제 태숙이 母后(모후)의 사랑을 믿고, 경성의 견고한 지형을 믿고서 군사를 조련하며 무예를 가르치고 있다 하니 과연 그 뜻이 무엇이겠습니까? 이는 바로 군위를 찬탈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주공께서는 군사를 경성으로 보내어 단을 잡아오게 하십시오. 그래야만 후환이 없을 것입니다."
정장공이 대답한다.
"단은 모친이 사랑하는 아들이며, 과인이 사랑하는 동생이다. 차라리 땅을 잃을지언정 어찌 형제의 정을 상하게 할 수 있으리오. 경은 망령된 말을 하지 마라. 과인이 알아서 할 것이다."
공자 여는 물러나오며 정경 벼슬에 있는 祭足(제족)에게 푸념을 했다. 그러자 제족이 조용히 대답한다.
"주공은 재주와 지혜를 겸전한 분이오. 그러니 이 일을 그냥 넘어가지는 않으리이다. 다만 여러 사람의 이목이 있기 때문에 속내를 밝히지 않으신 것 뿐이오. 그대는 귀인이며 주공과 친척간이고 높은 벼슬에 있음이라. 타인이 없을 때 주공을 찾아가 보시오. 반드시 주공께서 뜻을 밝히시리이다."
그리하여 공자 여는 다시 정장공을 찾아갔다. 그제서야 정장공이 입을 연다.
"과인은 이미 계책을 세웠다. 하지만 아무런 증거가 없으니 아직은 움직일 수가 없구나. 내가 만일 지금 단을 죽이려 한다면 모친이 반대할 것인 즉, 헛되이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뿐이다. 또한 세상 사람들은 우리 형제가 우애가 없다고 욕할 것이며 나에게 효심이 없다고 할 것이다. 내가 그를 내버려 두는 것은 일을 꾸며 먼저 반역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때에 이르러 죄를 밝혀야 모든 사람들이 내 뜻을 알아줄 것이 아닌가."
"주공께서 앞일을 내다보시는데는 신이 미칠 바가 아닙니다. 그러나 단의 세력이 손쓸 수 없이 커지면 어찌하옵니까? 그러기 전에 먼저 손을 쓰는 것이 상책일까 하옵니다."
"그러면 어떤 계책을 써야 할꼬?"
"주공께서 오랫 동안 周(주)의 조정에 가지 못한 것은 태숙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안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공은 미리 '주 왕실에 간다'는 소문을 내고 떠나십시오. 태숙은 국내에 주공이 없는 틈을 타서 반드시 군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그때 신이 미리 군사를 거느리고 있다가 경성을 치겠습니다. 주공께서는 周로 가시는 척 하다가 다시 돌아오십시오. 그렇게 하면 쉽게 일이 처리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정장공은 周로 떠났다. 그러자 강씨는 즉시 사람을 시켜 태숙에게 밀서를 보냈다. 그러나 이미 공자 여는 길목마다 사람을 배치하여 밀서를 손에 넣었다. 그 내용을 정장공에게 보고한 후 다시 봉하여 자신의 부하를 시켜 태숙에게 전하고 답장을 받아오라 시켰다. 이에 태숙은 답장을 보냈고, 그 답장을 본 정장공은 크게 기뻐했다.
"이제야 단의 죄목과 증거가 생겼다. 이제 그 누가 그를 두둔할 수 있으리오."
그 이후의 일은 공자 呂의 계책대로였다. 태숙은 스스로 목을 찔러 자살했다. 정장공은 아우 단의 시체를 쓰다듬으며 울었다.
"어리석은 동생아! 네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단 말이냐!"
태숙의 시체를 염하는데, 시체의 품 속에 아직도 강씨의 밀서가 있었다. 정장공은 강씨의 밀서와 태숙의 답장을 강씨에게 보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맹세했다.
"黃川(황천)에 이르기 전에는 다시 만나지 않겠다."
여기에서 周로 떠난다는 소문을 내서 상대방의 행동을 이끌어 낸 '타초경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뒷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다음과 같다.
정장공은 동생을 죽이고 어머니까지 멀리하는 자신의 처지를 탄식했다. 이때 영곡땅을 다스리는 영고숙이라는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정장공에게 올빼미 몇 마리를 바쳤다.
"이는 무슨 날짐승인가?"
"이 새는 올빼미라고 합니다. 낮이면 태산도 보지 못하면서 밤이면 바늘구멍까지 분별합니다. 곧 조그만 것은 볼 줄 알지만, 큰 것은 보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올빼미는 어릴 때 어미의 젖을 먹고 자라면서 일단 자라면 그 어미를 쪼아 먹기 때문에 세상에서는 不孝(불효)한 새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무 꺼리낌 없이 이 새를 잡아 먹습니다."
"..."
정장공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 이때 찐 염소요리가 들어왔다. 정장공은 염소 다리를 영고숙에게 주었는데 영고숙은 그 고기를 먹지 않고 살을 골라 소매 속에 넣었다.
"왜 먹지 않고 품에 넣느냐?"
"소신에겐 늙은 어머니가 계십니다. 집안이 가난해서 한 번도 맛난 고기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주공께서 이렇게 맛난 고기를 주셨으나, 소신의 늙은 어머니는 한 번도 이런 음식을 맛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어찌 이 고기가 소신의 목에 넘어가겠습니까. 그래서 어머니께 갖다드리려 합니다."
"그대는 어머니를 지극히 봉양하여 사람의 자식된 도리를 다하는데, 과인은 제후의 지위에 있건만 그대만 못하구나."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과인은 황천에 가기 전에는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다. 이제 후회한들 맹세를 돌이킬 수 없구나."
"땅을 파서 샘물이 나거든, 그곳에 지하실을 만드십시오. 그 곳에서 모친을 만나십시오. 그러면 황천에서 만나겠다는 맹세를 지킨 것이 됩니다."
...이리하여 정장공은 강씨를 만나 효를 다하였고, 영고숙은 대부의 벼슬에 올랐다.
*. 黃川(황천)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흐르는 강'을 말한다. 이에 정장공이 한 맹세인 '황천에 가기 전에는 만나지 않겠다'는 말은 '죽기 전에는 만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에 영고숙은 이를 문자 그대로 풀어 '지하를 흐르는 누런 강'이라는 뜻으로 해석해 낸 것이다.
의심스러운 때는 자세히 관찰하여 상대방의 실체를 완전히 파악한다음 비로서 행동한다
거듭거듭 상대를 살펴봄으로써 적이 숨겨놓은 음모를 밝혀낼 수 있다.
유비가 조회에나가니 관우부하 요화가 옆드려 울면서 말했다.관우장군이 전사한것은 유봉과 맹달이
구하러 오지 않았기 때문 입니다. 죄를물어 목을베야 합니다.
유비는 당장 두장수를 잡아들여 벌을 주려 하자 제갈량이 말했다. 조급해선 안됩니다.
유봉과 맹달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유비는 제갈량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유비는 유봉에게
조정으로 오라고 명령했다. 한편, 조정에는 맹달과 아주 친한 팽양이란 자가 있었다. 팽양은 맹달에게 편지를 보내 유비가 죄를 물으려 하니, 철저히 대비하라고 전하려 했다. 팽양의 부하가 이 편지를 가지고 성문을 벗어나려는 순간 마초의 부하에게 잡혔다. 마초는 팽양의 부하를 다그쳐서 자백을 받아 냈다.
마초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팽양을 찾아가 속을 떠보았다. 팽양은 마초도 반역할 마음을 품고 있는 줄 알고 말했다. "마초 장군께서는 먼저 맹달과 연락하여 군사를 일으키도록 하십시오. 저는 성 안에서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진상이 밝혀지자 마초는 유비에게 달려가 팽양이 맹달과 손잡고 반란을 꾀한 사실을 알렸다. 유비는 화가 치밀어 즉시 팽양을 잡아들이라고 했다. 팽양을 잡아 오자 유비는 그에게 자결하라고 명령했따. 팽양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맹달은 자기도 화를 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심탐, 심의 등을 불러 대책을 의논했다. 원래부터 반역할 마음을 품고 있던 심탐, 심의는 맹달을 꾀어 위나라에 항복하자고 설득했다. 맹달은 자기 쪽에서 먼저 손을 쓰는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항복에 동의했다. 위나라에 항복하러 가기 전 그는 유비에게 사표를 �는데 '신은 소인배로서 끝까지 주군을 따르지 못하겠습니다.' 라는 내용이였다. 맹달은 사람을 시켜 유비에게 사표를 보내고 심탐, 심의와 함께 군사들을 이끌고 위나라로 도망쳤다. 유비는 풀을 건드려 뱀을 놀라게 하는 계책으로 맹달의 반란을 미리 막을 수 있었다.